Asan Plenum

주제: 미-중 전략 경쟁
일시: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 14:45-16:15

 

작성자: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자:
정재호,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발표자:
디노 파티 잘랄, 인도네시아 외교정책연구소 소장
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프랑수아 고드망, 유럽외교협회 선임연구위원
휴 화이트, 호주국립대학교 국제전략학 교수
폴 월포위츠, 미국기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세션스케치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지역질서 변화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많은 사람들은 미국을 국제적 강대국으로 보기보다는 쇠퇴하는 국가로 인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강대국이기 때문에 두 국가 사이에서 전면충돌이 있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중국은 동맹국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리전쟁 가능성 또한 낮게 평가된다. 그렇다면 미중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디노 파티 잘랄 인도네시아 외교정책연구소 소장은 향후 미중관계의 성향을 양극 경쟁(bipolar competition) 체제로 명명했다. 이 두 강대국 사이의 경쟁은 이데올로기보다는 국가이익과 영향력에 중심을 두고 있고, 이는 중국이 이데올로기 중심의 외교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중국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경제와 외교적인 압력을 이용하여 주변 국가들을 움직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미국우선주의정책은 동남아 지역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에, 오히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또는 중국 주도의 운명공동체 정책이 더욱 성숙해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정부만이 아니라 공산당을 통해 주변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였다. 문제는 미중관계가 제로섬게임으로 전개된다면 지역 정세가 긴장 상태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미중 사이에 있는 편견과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중관계가 변곡점에 도달하였다고 주장하며, 미중관계가 대립 상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였다. 미중관계는 2008년 전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고, 이는 냉전이 종결되며 미국이 대중 외교를 경제적인 관여와 지역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이중 트랙 정책으로 병행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중국을 현상유지적 국가(status quo power) 또는 책임성 있는 이해 관계자로 국제질서 체제에 흡수하려는 의도, 둘째는 중국의 경제자유화를 활성화 시키려는 바람, 마지막으로 중국 내부의 정치적 자유화와 개혁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개혁과 동시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병행하여 공산당의 권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해 미국에 도전하기 시작하였다. 2008년 이후 미국의 권위가 떨어지며 중국은 아시아 역내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하였다고 프리드버그 교수는 주장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지난 5년 사이 워싱턴에서는 미국의 대중 외교정책을 실패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내부정치가 더욱 독재적으로 변하였고 중국의 경제는 여전히 닫혀 있는 상황에서 현상유지적 국가(status quo power)보다는 현상타파적 국가(revisionist power) 같이 보인다고 하였다. 앞으로의 미중관계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프리드버그 교수는 주장하였다. 하나는 냉전시대와 같이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여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중국과 지역질서와 권력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중국에 대한 관여와 지역세력 균형의 중심을 새롭게 설정하는 방법이다.

프랑수아 고드망 유럽외교협회 선임연구위원은 미중관계에 있어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첫 번째는 미중관계를 계절과 같이 바라보는 시각이다. 미중관계에 주기적인 변화는 가능하지만 언제나 중심 패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두 강대국의 경쟁으로 인해 대립이 깊어지는 시나리오이다. 마지막으로 미중관계가 기존의 강대국관계로 유지되는 것이다. 미국의 권력이 쇠퇴하는 반면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인데 그 속도와 시기는 때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휴 화이트 호주국립대학교 국제전략학 교수는 역사적인 배경을 거론하며 권력 균형이 변하면서 아시아의 질서 또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들어 미국은 중국을 라이벌로 지목하고 있고, 중국 또한 지역 헤게모니로 부상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국가의 힘이 커짐에 따라 지역질서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현실에 맞선 미국과 주변 국가들은 기존 지역질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중국이 참여하는 미래의 새로운 지역질서를 설립하는 과정과 틀 짜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화이트 교수는 말했다.

폴 월포위츠 미국기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중국을 러시아와 이란 같은 현상 타파적 국가로 지명하면서 모두 동일한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첫째로 제국의 과거를 재설립하고, 둘째로 제국의 독재적인 내부 구조를 유지하며, 세 번째로 기존 권력을 유지하며 민주주의와 자유체제에 도전하려 한다는 것이다. 월포위츠 대사는 인도태평양과 중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동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질의응답 중 왜 미중 관계는 19-20세기의 영국과 미국의 관계와 같이 평화로운 체제전환으로 전개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프리드버그 교수는 미국과 영국의 공통된 가치관과 중국의 가치관 차이에 대해 거론하며 미중 사이의 경쟁은 결코 평화로울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또 미중 사이의 힘의분배(power sharing)는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화이트 교수는 세 가지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하나는 미중관계가 대립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이었고, 둘째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빠지고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이 대합의를 이루는 상황이었다. 이 중 화이트 교수는 마지막 상황의 실현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하였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