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아시아의 안보 구조 변화
일시: 2024년 5월 14일 (화요일) / 10:10-11:30
작성자: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자:
손지애, 대한민국 외교부
연설자: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학교
김성한, 고려대학교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학교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前 주미일본대사)
제임스 스타인버그, 존스홉킨스대학교
자 칭궈, 북경대학교
세션스케치
이 세션에서 아시아 안보 환경 및 구조 변화의 현재와 미래, 도전과제, 그리고 각 국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기존의 일차원적 거점형(hub and spoke) 안보구조가 다층적 및 다차원적 격자형(lattice-like) 구조로 변화하였다고 진단하였다. AUKUS, QUAD, 미일호, 미일필리핀 등 동맹국들 사이의 나타나는 소다자연합이 그 사례이며, 이를 통해 집단안보협력이 가속화 및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학교 미국연구센터장은 이와 같은 변화는 동맹국을 중요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연계된다고 평가하며, 국제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다만, AUKUS, QUAD 등은 안보협정이 아닌만큼 국가간 협력을 위한 조율의 필요성을 부연하였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등 각각의 문제가 모두 연계되어 있다고 보며, 미국은 특정 지역을 우선할 수 없으나, 제한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집단억제력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김성한 교수는 역내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안보구도가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중 전략경쟁에 따라 최근의 안보구도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기존의 아세안 중심성 등은 한계를 드러냄에 따라 최근의 소다자주의의 연합 구도가 형성되어 지역안보구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매커니즘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나아가 다자주의의 발전을 위한 신뢰구축, 예방외교, 갈등해결의 3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시아 지역은 지난 30여년간 신뢰구축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하며, 그 대안으로 집단적 억제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것은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한편,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 교수는 국제안보환경 변화 속에서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고, 군비경쟁이 촉발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거점형에서 격자형으로의 안보구조 전환은 미래를 향한 변화이자,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일본은 미국과 함께 국제질서의 기반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ICAD(Illegal, Coercive, Aggressive and Deceptive; 불법적, 강압적, 공격적, 기만적) 행위를 막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고, 집단적 억제력(collective deterrence)을 강화하기 위한 각 국의 노력을 촉구하였다. 덧붙여, 집단억제력은 중국을 대화에 동참시키고,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이자,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일본대사 또한 현재의 변화되는 집단억제구도는 기존 안보협력구도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중국을 적대시하거나, 봉쇄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각 국의 대중관계 중요성 및 필요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국제사회 현안에 대한 중국의 관여와 동참(engagement)를 이끌어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하였다. 나아가 정치, 안보 관계 뿐만 아니라, 역내 경제적 번영을 위해 가장 호혜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반면, 자칭궈 북경대 교수는 10여전년과 비교하여 아시아의 안보체제가 훼손 및 악화되었다고 평가하였는데, 중국은 지역내 전쟁, 분쟁을 원하지 않고, 최첨단 기술 협력 등을 희망하나, 중국의 의도를 부정적,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과거에는 역내 다양한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미국이 중국을 참여시키려 했지만, 현재는 중국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중국은 미국이 의심하는 악의적인 의도에 대응하고,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였다. 나아가 중국을 미국의 적으로 만드는 것은 미국에게도 좋은 상황이 아니며, 중국 또한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많은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만큼 이를 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아시아의 NATO 형성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마이클 그린 교수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및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통합 구도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판 NATO는 당사국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다만, 중국의 조치와 입장에 따라 집단적 안보 구도 형성의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자칭궈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하고,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NATO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보다 포괄적인 집단안보체제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김성한 교수는 아시아판 NATO가 없더라도, 포용주의와 자립의 원칙을 유지하며, 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요인 관리를 위해 소다자주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카바야시 교수는 중국의 ICAD행위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며, 집단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