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Plenum

주제: 한국과 이웃국가들
일시: 2024년 4월 23일 (수요일) / 10:10-11:40

작성자:
신소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자:
카렌 하우스, 하버드대학교

연설자:
자 칭궈, 북경대학교
이숙종, 성균관대학교
나가미네 야스마사, 앤더스 모리 앤드 토모츠네
신각수, 니어재단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학교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세션스케치

플레너리 세션 I에서는 독립 80주년 및 한일관계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이웃국가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 등을 비롯한 국제 정세의 변화로 인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동맹을 비롯한 한미일 협력 유지는 중요하다는데 기본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고, 중국 측 전문가는 지역 안보를 위하여 지나치게 중국을 배제하거나 적대시하는 방식의 동맹 운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먼저 한국과 이웃국가들의 관계에 관하여, 성균관대학교 이숙종 교수는 이전의 ‘주변 4강’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더 이상 자주 쓰지 않을 만큼 한국의 국력이 커졌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비중과 역할은 지리적으로 이웃국가를 제한할 정도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이웃 중 하나이고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접근법은 많은 한국인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미일 삼각 협력 없이는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와 협력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역시 실천이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시에, 최근 한국의 일부에서 나타나는 반중국정서나 중국에 대한 대결적 자세는 매우 옳지 못한 것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지역 안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날로 강해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이웃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이고 한국은 이를 주지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의 앤더슨 모리 앤드 토모츠네의 나가미네 야스마사 박사는 한일 관계상의 여러 부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민간의 한국인과 일본인들간의 관계가 날이 갈수록 긴밀해지고 교류가 많아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한국과 일본이 긴밀한 이웃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도 한일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의 소에야 요시히데 교수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국가로서 한중일 삼각 프레임워크 역시 한일 협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동참하지 않는 순간이나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대응 등에 있어서도 협력해야 하는 관계에 있으며,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미국, 중국과 동시에 모두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경쟁 역시 한일간의 공통된 이슈이고, 억지의 문제 역시 한중일 간의 힘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박사는 한국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MAGA를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정부들이 동맹들에 대하여 투자한 덕분에 트럼프 정부가 현재 그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한미일 3자 관계가 레버리지가 되어 중국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한국이 국제 거버넌스에서 앞으로도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니어 재단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한국이 국내외적으로 전례 없는 정치적, 전략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북핵, 미중경쟁, 북러의 전략적 협력 등의 전략적 환경에서 취해야 할5가지 – 1) 한미동맹 유지, 2) 인도태평양에서 한미일 삼각협력(특히 일본과) 강화, 3)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계 강화, 4) 베이징과의 관계 안정화, 5) 다자주의, 법의 지배(rule of law)의 추구하는 중견국가로서의 입지 강화 –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자칭궈 교수는 그동안 우리가 동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동맹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면서, 미국이 만든 동맹이 중국을 배제하고 안보 문제를 말하고 중국을 적대시하기 때문에 결국 지역 내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 내는 측면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 문제나 관세 문제도 동맹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가진 영향력을 적절하게 활용하여야 한다고 봤다. 또한 중국만 파워를 남용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도 그런 역사가 있었으므로 그런 경우를 다른 국가들이 협력하여 견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요구나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의 신뢰 문제에 대하여, 앤더슨 모리 앤드 토모츠네의 나가미네 야스마사 박사는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현재와 미래에도 계속 중요한 동맹의 상징으로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핵의 위협은 상수이고 중국도 중요한데 역내 안보를 위해 한일 파트너십의 안정적인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 핵 억지의 효과적 작용이 동맹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은 역시 필수적이다.

니어 재단의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개인적으로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지지해 왔음을 밝히면서,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는 3가지 비핵화, 방위, 억지 중 하노이 실패 이후 방위와 억지력 두 가지만 남은 상황에서 전술 핵무기 재배치가 북한에 보여주는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대학교 자칭궈 교수는 한국의 핵무기 개발이나 배치가 한국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재래식 전력에서 완전히 한국에 밀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마저 핵무기를 갖거나 전술핵을 배치하게 된다면 이는 북한을 완전히 코너로 모는 결과가 되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 세계적 차원으로 보면 핵 확산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급변 사태 시의 한국 대응에 관해서, 베이징대학교 자칭궈 교수는 중국인으로서 미국이 대만 문제를 너무 자극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중국이 군사적 조치를 취하도록 만드는 상황을 조성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성균관대학교 이숙종 교수는 대만에 대한 강압적 현상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는 대전제에는 3개국이 모두 동의하지만, 일본은 좀 더 대만을 돕고자 하는 정서가 있는 반면, 한국민들은 대만 사태에 주한 미군이 움직이게 되면 평양의 오판이나 움직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점점 한국인들도 대만 수호가 중요하다는데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게이오대학교 소에야 요시히데 교수는 대만은 현상 유지가 큰 기조인데, 한국의 군사적 관여는 힘들겠지만 다른 방식의 기여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