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in the News

[The Financial News] 2012-01-18

It’s time to seek a survival strategy Pyeongeok AN, Senior Research Fellow and the Director of European Studies Program at the Asa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The article below is in Korean.)

   유럽연합(EU)은 지리적·심리적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멀리 떨어진 국제 정치 경제상의 미미한 실체였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계속돼온 유로존 위기가 악화되면서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 주고 있다. 유로존 위기는 주요 수출시장의 위축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지만 그 해결에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방안이 아주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곤란하다. 또 이번 유로존 위기 해결책을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 주요 2개국(G2) 간에 벌어지는 물밑 ‘전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국제 정치 경제상 힘의 변화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3조2000억달러가 넘는 두둑한 외환 보유액을 보유한 중국은 유로존의 거듭되는 지원 애걸에도 아주 느긋하다. 일단 유로존 17개국이 국가 채무를 줄이고 자구 노력을 제대로 하면 경제적 손실을 보지 않는 한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최대의 수출시장 EU가 경기침체에 빠지면 그만큼 급속한 경제 성장률도 둔화된다. 또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를 비판하면서 다극체제를 지지해온 상황에서 G3의 하나인 EU가 경제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해 쇠퇴하면서 일정 정도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중국에도 좋은 일만은 아니다.

 반면에 미국은 맹방인 EU에 경제위기 해결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초에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유로존 지도자들의 안일한 위기 해결책을 질타했다. 올해 재선 캠페인을 시작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유로존 위기가 제때 해결되지 못한다면 이는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도 거대한 ‘쓰나미’가 돼 재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G2 모두 유로존 위기가 제때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나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두 나라가 보유한 ‘실탄’에 따라 유로존 위기 관련 양국의 정책적 대응은 사뭇 다르다. 중국은 경제적 이익에 따른 유로존 국채 매입의 표면적인 이유 이외에도 EU에 시장경제 지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운데 규제의 투명성 등을 갖춘 국가에 이 지위를 주는데 중국이 이를 얻으면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인 EU 시장 접근이 확대돼 대 EU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은 두둑한 지갑을 지렛대로 활용해 유로존 국가들의 애간장을 태우면서 고도의 지정학적 게임을 벌이고 있다.

 반면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미국은 유로존에 대해 설득 이외에 이렇다 할 카드가 없다. 가끔은 티격태격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는 사촌지간이었던 유럽이 도움을 요청한다 해도 사촌인 미국은 여력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파적인 협력을 공언하고 2009년 취임했으나 현재 미 의회는 역사상 가장 극단적으로 당파적이어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번 위기를 두고 G2가 벌이는 이런 전투 중에 우리도 국익을 최대한 모색해야 한다. 1997년 경제위기 당시 국내 최대 투자자는 유럽계 기업과 자금이었다. 중국과 아세안(ASEAN)에 이어 우리의 세 번째 수출시장인 EU가 어려움에 처한 이때 우리도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전개해야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유로존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국제 정치경제의 질서 재편에 적극 관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유로존 국채 매입 등 여러 가지 정책적 선택을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으나 유로존의 붕괴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유로존의 붕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검토해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불확실한 국제 정치경제 상황에서 아무리 준비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The Financial News] 2012-01-02

New writing staff at the Financi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