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변화하는 안보 아키텍처
일시: 2024년 4월 23일 (수요일) / 13:10-14:30
작성자:
김세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사회자:
노아 스나이더, 더 이코노미스트
연설자:
천 동샤오, 상해국제문제연구원
이신화, 고려대학교
사카타 야스요, 간다외국어대학교
랜달 슈라이버, 프로젝트 2049연구소
루이스 사이먼, 브뤼셀자유대학교
세션스케치
이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구조 상태에 대해 논의했으며, 오커스(AUKUS), 쿼드(QUAD), 그리고 한미일 삼각협력체와 같은 수많은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 협의체의 등장으로 아시아판 나토(Asian-NATO)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천 동샤오 상해국제문제연구원장은 아시아에서 다자간 안보체계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동남아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미중간 경쟁에서 어느 한 편을 택하는 데 관심이 없고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헤징(hedging)전략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지역안보구조는 유동적인 상태에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동맹들을 비롯한 아세안 플러스(ASEAN Plus) 메커니즘과 중국이 주장하는 다수의 이웃 국가들과의 안보 공동체 구상 등이 공존하고 있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이 중국을 겨냥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2022-2024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전략적 지형의 변화를 겪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방향 없는 혼란과 책임의 부재로 특징지어지며, 이러한 상황이 글로벌 거버넌스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리더십의 공백 속에서 우리는 미중 경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이 혼란의 시기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규범의 발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disengagement(철수)로 인해 남겨진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국, 일본, 호주와 같은 선진 중간 강국들이 글로벌 공공재를 제공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은 지역적 및 글로벌 차원에서 규범 설정을 포함한 안보 구조를 구축하는 데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카타 야스요 간다외국어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 관계의 격자망(latticework)이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아시아판 나토(Asian NATO)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시아 나토’라는 표현은 혼란을 야기하고 중국과의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위 산업 협력과 같은 나토의 일부 요소는 채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정책 아래 이 격자망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상호 접근 협정(Reciprocal Access Agreement),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방위기술협력협정 등 여러 협력 도구(toolkit)를 통해 가치 공유 국가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인도태평양 내 유사한 입장의 국가들과의 통합과 조정을 통해 제도화를 강화해 나가야함을 언급했다.
랜달 슈라이버 프로젝트 2049 연구소 소장 (2018.1-2019.12 미국 국방부 인도 태평양 담당 차관보)은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지역 안보 구조가 해체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미일과 같은 삼각협력체는 바이든 행정부 이전에 존재했음을 언급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체계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그 예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날 쿼드 회의를 주최한 것, AUKUS 협정을 재확인한 것, 트럼프 행정부 초기의 헤그세스 대장의 괌, 일본, 필리핀 방문, 그리고 미국-일본 군사 협력의 지속 등을 들었다. 그러나 슈라이버 소장의 주요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 특히 유럽과 인도태평양을 두 개의 별개 지역으로 본 점이었다.
루이스 사이먼 브뤼셀자유대학 안보외교전략센터장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는 이 두 지역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지역은 궁극적으로 같은 뒷받침을 받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의 억제력이라고 했다. 미국 동맹에 대해 도전해야 할 두 가지 가정이 있다고 언급했다. 첫 번째 가정은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미국 동맹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즉, 유럽의 미국 동맹은 다자간 구조이고, 아시아의 미국 동맹은 양자 간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왜냐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소다자주의 및 삼자 협의체의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양자 및 하위 지역적 동역학의 성장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지역은 이제 중첩되는 양자 관계로 특징지어지는 하이브리드(hybrid) 모델을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 두 번째 가정은 미국이 자국의 동맹을 지역적으로 정의된 위협과 우선순위에 맞춰 구조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도전 받아 왔다. 앞으로의 질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가 이 두 지역이 어떻게 상호 연관된 것으로 볼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서 패널리스트들은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CIA 국장 윌리엄 번스의 발언을 언급했다. 번스는 시진핑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인민해방군(PLA)을 준비시키라고 명령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시진핑이 대만 문제의 군사적 해결에 대한 일정은 없다고 언급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짜 뉴스의 확산은 중국 내에서 워싱턴의 의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지만, 베이징이 대만의 분리주의 운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슈라이버 소장은 대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례 없는 수준의 강압과 군사적 활동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