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Plenum

주제: 한-미 관계의 새 국면
일시: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 13:30-15:00

작성자:
James Kim,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자:
알라스테어 게일,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국장
발표자: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김성한, 고려대학교 교수
야마구치 노보루, 일본국제대학교 교수
 

‘한-미 관계의 새 국면’ 세션은 알라스테어 게일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국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그는 “지난 5년간 한-미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전해 왔다”며 “이는 여러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12년 한-미 FTA 이행 외에도 2014년 한-미 방위비분담 협정(Special Measures Agreement), 123 한-미 원자력협정(Civil Nuclear Cooperation Agreement)이 체결되었으며 2016년에는 한-미 우주협력협정(Civil Space Cooperation)도 체결되었다. 양국 정상의 관계 또한 이명박 정부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유지되었다. 알라스테어 지국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과 미국은 새로운 한-미 관계 국면을 어떻게 맞이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양국의 경제 관계는 최상의 상태이며 이와 관련해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양국 간의 무역교류는 25%, 서비스 업체 무역은 35% 증가하였는데 이는 그 동안 두 나라가 쌓아온 경제적 협력 관계를 증명한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미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 매출은 크게 증가했으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앨라배마주, 조지아주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퓰너 회장은 또 외교안보 차원의 변수들을 제시하며 이번 11월 치러질 미국의 대선보다 의회선거 결과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법이나 미국 정부의 예산 모두 의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미 의원의 48%는 지난 6년 사이에 당선된 새로운 정치인들이며 이들은 전반적으로 고립주의적 외교와 보수적인 재정 정책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퓰너 회장은 이들 중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의원들이 얼마나 될지 주목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한국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재정 관련 정책을 결정할 경우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의 대선 이후 새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는 두고 봐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든 새 행정부는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미 관계의 초점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이며, 예컨대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와 같이 북한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대응 방안이 있으므로 한-미 동맹은 새로운 대북관련 조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한-미 관계를 ‘동맹 원리’라는 큰 틀에서 볼 수 있다며 네 개의 관점을 제시했다. 1)첫째, 동맹을 거래로 보는 시각이다. 공리주의적 관점으로 보면 동맹은 이익이 있으면 유지하고 아니면 버려도 된다는 것이다. 2)둘째, 동맹을 제도적인 후광 효과(halo effect)가 있는 관계로 보는 관점이다. 공리주의적 사고를 유지하되 외교안보 외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다른 이익도 추가로 계산하자는 입장이다. 3)셋째, 동맹은 리더 국가에게 필요한 파트너라고 보는 해석이다. 즉 리더 국가가 제 역할을 하려면 따르는 국가가 있어야 하는데 동맹이 이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고 본다. 4)마지막으로 동맹은 개인 관계로 발전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좋다는 관점이다. 다시 말해, 정상들의 개인 관계가 좋아야 동맹 관계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김성한 고려대학교 교수는 역사적인 면에서 한-미 동맹에 세가지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양국 관계가 냉전시대에는 피로 맺어진 혈맹이었고 냉전 이후로 동맹관계는 변화의 과정에 있었다가 9.11 이후엔 전략적 동맹으로 진화되었다. 한-미 동맹의 앞 길에는 네 개의 방향이 있다. 1)현 상황 유지, 2)전략적인 파트너로 관계 축소, 3)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맹으로 관계 확대, 4)동맹 관계를 다양한 안보 협력 관계로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다. 그는 세 번째 방향과 관련해 현재 한-미 동맹은 ‘국제적 파트너십’이라는 틀 안에서 국제 개발 또는 핵 비확산 협력을 통해 포괄적이며 전략적인 동맹에 가까운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미 동맹에 대한 국내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1차 세계 대전 이전의 유럽을 모델로 아시아 협조 체제를 중시하는 시각이다. 두 번째는 미국을 아시아 지역의 주도 국가로 보는 관점이다. 한국 정부는 후자를 선호한다. 즉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미 동맹은 앞으로 통일 이후 동맹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며 미-중 관계에서 한국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한국은 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노보루 일본 국제대학 교수(전 자위대 장성)는 한-미 관계에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 군사, 국제 정치에서 주도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국가이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한반도 비핵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군사 및 해상 부문 협력과 같이 국제적으로 기여 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반도의 통일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비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미국의 차기 대선 결과가 동맹 관계에 주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빅터 차 박사나 퓰너 회장은 부시-노무현 행정부를 예로 들며 큰 문제는 없으며 오히려 실질적인 성과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