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Plenum

주제: 아시아의 발화점: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일시: 2024년 5월 14일 (화요일) / 14:55-16:10

작성자:
신소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사회자: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연설자:
김영호, 국방대학교
엘렌 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왕 쥔셩, 중국사회과학원
짐보 켄, 게이오대학교

세션스케치

이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아시아에서 미중 경쟁의 장이면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있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에 대하여 토론하였다.

짐보 켄 게이오대학교 교수는 대만 해협에서 ‘conflict of necessity’로 인한 중국의 필요 및 중국의 ‘하나의 중국’ 기본 원칙에 위배된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 중국이 전략적 계산으로 무력 사용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남중국해에서 보다 많은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가 얽혀 있어 어떻게 확전(escalation)을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대만 해협보다는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이어 짐보 켄 교수는 ‘대만의 비상상황은 일본의 비상상황’이라고 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말을 상기하면서 대만의 위기상황 시 일본의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한 미중간의 긴장 혹은 경쟁의 룰을 좀 더 많은 행위자들(예를 들어, 미 의회 등)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충돌을 막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엘렌 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시니어 펠로우는 대만 해협에서의 무력 충돌은 대만의 독립선언,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명시적 거부, 또는 중국의 무력을 사용한 통일 시도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가능하지만, 세 경우 모두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대만 해협의 무력 충돌로 인한 북한의 오판이 한반도에서의 또 다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는 역시 워싱턴의 전략적 딜레마이기도 하다고 지적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공동 대응을 하고 있으나 중국은 그레이 존 전술을 쓰고 있어서 여전히 중국의 오판으로 인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이 두 지역에서의 충돌은 한국의 무역 및 에너지 수입 루트를 막기 때문에 한국은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충돌의 스필 오버(spill over)로 인해 한국의 군사적 원조 및 개입의 가능성, 혹은 한반도의 위기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이 되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중 한 편의 선택을 강요 받게 될 것이며 북한의 도발을 우려한 한국이 주저하게 된다면 이는 워싱턴의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해치게 될 우려도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한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인 후방 지원을 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 연구소 외교정책 펠로우는 대만 해협의 무력 충돌은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여 강압적인 통일을 시도하거나 의도치 않은(unintended) 충돌로 인한 확전이 가능하나,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의도치 않은 충돌(clash)로 인한 무력 충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대만 해협과 달리 남중국해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라서 상황이 다르고 코스트 가드나 어업종사자 및 민병대 등 행위자들 간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대립(confrontation) 상황이 오히려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그러나 대만 해협의 충돌이 더 큰 글로벌 위기와 경제적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고 만약 중국이 대만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많은 이웃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어떤 식으로든 한국의 적극적 역할은 불가피할 것이며, 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군사 채널을 비롯한 미중 간 다양한 대화 채널이 계속하여 작동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국방대학교 부총장 역시 대만 해협에서는 의도치 않은 충돌로 인한 확전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봤다. 반면, 남중국해에는 더 많은 수의 국가들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적 계산이 더 복잡하여 대만 해협보다는 오히려 심각한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무력 충돌 발발 시, 한국의 개입은 불가피하겠지만 북한의 도발 우려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로지스틱스 등 직접적인 군사 개입 이외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역내 신뢰구축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미간 더 자세한 액션 플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왕 쥔셩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대만의 독립선언이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처럼 중국을 자극하여 충돌을 유도하는 경우 대만 해협의 무력 충돌이 가능하고, 남중국해에서는 오판으로 인한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상대의 진짜 의도(true intention)를 읽어 내기 힘들기 때문에, 우연적 사고에 의한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미중 간 위기 관리 채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의 문제가 한반도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으며, 북핵으로 인해 미국이 한국에 전략 자산 배치를 증가시킨다면 중국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실질적인 미중 대화와 협력이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