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el: 국제 금융의 지정학
Date/Time: 2015년 4월 28일 (화요일) / 12:30-13:45
Session Sketch by: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Moderator: 박태호, 서울대학교 교수
Speakers:
오석태, 한국SG증권 상무
트로이 스탕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벤 스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북한의 현재와 미래’ 세션은 박태호 서울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자는 패널 참가자에게 두 개의 질문을 던졌다. 1) 양적 완화(QE)에 대한 생각과, 2) 중국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 (AIIB)한 입장이었다.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탕가론 선임연구원은 “두 질문 모두 재원의 재분배 차원에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현재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재원은 800억 불이며, 인도에만 200억 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탕가론은 “따라서 AIIB의 당위성은 충분함에도 미국이 AIIB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미국 리더십의 실수”라고 평가했다.
한국SG증권의 오석태 상무는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들이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정책도구인데 현 시점에선 거의 일반화 되었다”며 “미국은 이미 세 번에 걸쳐 양적 완화를 실시했으며, 일본은 진행 중이고(Abenomics) 유럽은 올해 들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문제는 어떻게 양적 완화의 탈출구를 찾느냐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 등 정책공조에 있어서 IMF같은 국제금융기구의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IB에 관련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서남아시아 지역에서는 AIIB의 역할이 클 수 있겠으나, 나머지 지역에선 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중복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외교협회 벤 스틸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AIIB에 반대한 것은 아베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같은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베의 참배가 ‘동아시아 평화를 저해하는 국가는 중국이 아닌 일본’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AIIB반대는 중국의 건설적 기여를 미국이 무조건적으로 반대한다는 느낌을 주었다”며, “사실 전략적인 이해만 따지자면 미국은 일본이 AIIB에 가입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의 AIIB 지분은 43%, 인도가 9%로 뒤를 따른다고 한다. 지금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호주의 지분, 서유럽 국가들의 지분을 다 합해도 절반에 크게 못 미친다. 따라서 일본이 AIIB에 가입하면 15% 지분으로 2번째 지위를 갖는 회원국이 되며, 이 경우 친미 진영의 지분이 중국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AIIB내부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도 있다고 스틸은 주장하였다.
그는 AIIB의 미래에 부정적이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경제는 자본이 넘쳐나는 상태이며, 리스크가 낮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인프라 투자계획은 이미 투자자를 확보한 상태이다. 스틸은 “따라서 남아있는 인프라 투자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정치경제적으로 리스크가 높아 투자 실패의 가능성이 상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 응답 과정에서 IMF등 국제금융기구 개혁과 위안화(RMB)의 국제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스틸은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은 현재 미국의 위치가 확고하기 때문에 당분간 없을 것이나 유럽은 국제금융기구를 통하지 않고 주변 경제 (그리스, 우크라이나)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제금융기구에서 유럽의 역할을 줄이는 편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틸 선임연구원과 오석태 상무는 위안화의 국제화 실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오 상무는 “현재 외국투자가가 중국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으므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당분간 호주 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틸 선임연구원은 “중국으로부터 위안화 차관을 빌리는 나라들 조차도 미국 달러로 즉시 환전하는 현 상황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는 당분간 요원하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국제금융에서 G20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패널리스트들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는 달리 현재 G20회원국들의 이해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경제 관리에 G20이 기여하는 역할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