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전쟁의 새로운 양상
일시: 2025년 4월 23일 (수요일) / 14:40-16:00
작성자: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자:
Timothy Martin , The Wall Street Journal
연설자:
오데드 에일람 , International Consultant on Intelligence and Warfare
리차드 폴켄라스 , Johns Hopkins University
신범철, Sejong Institute
토구치 히데시, Research Institute for Peace and Security
왕쥔셩, 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s
세션스케치
이 세션에서 티모시 마틴 월 스트리트 저널 서울지국장의 사회 속에서 발표자들은 최근 우크라이나전쟁 등 현대전쟁에서 등장한 전쟁의 새로운 양상에 대해서 논의했다.
모사드 요원으로 근무했던 정보 및 분쟁전문가 오데드 에일람은 2023년 10월 하마스 기습에서 이스라엘은 몇시간 만에 천여명을 사살하고 수백명을 납치하는 사이에, 이스라엘의 정보망과 군이 이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마스가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사온 몇 만원짜리 드론과 싸구려 러시아제 수류탄으로 수백억 원 수준의 이스라엘 첨단방어망을 돌파했다는 점은 엄청난 충격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은 ‘최초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쟁’으로 대응하였다.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서 AI로 판단하는 전쟁을 수행했는데, 이는 이전에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수준이었다. 정보의 전달수준이 몇일이나 몇시간이 아니라 50초 이하로 줄어들었다. 드론을 포함한 각종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엄청난 정보들은 ‘토치-X’와 ‘카멜’과 같은 AI 플랫폼에서 통합되어 수초 내에 정보로 정리되어 배분된다. 특히 디지털화된 지도를 통해서 모든 전투참여자들이 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같은 그림을 본다. 전투기, 드론, 전차, 저격수 등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잘 정보를 확보하는 이들이 정보를 파악한다. 이런 엄청난 이점으로 전장을 장악하며, 민간피해를 줄이고 적을 제압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헨리 키신저 국제문제센터의 리차드 폴켄라스 선임연구위원은 3가지 특징을 지적했다. 첫째 기술적인 부분에서 첨단기술이 널리 확산되었다. 이제 강대국이 기술을 독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의존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로 시간의 문제인데, 통상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고자 하지만, 실제로는 그 시간이 엄청나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부분의 민주국가는 이렇게 긴 전쟁을 견디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신뢰의 문제이다. 미국은 대개 동맹과 협력국과 함께 전쟁을 예방하며 억제하고 싸워왔는데, 요즘 그러한 신뢰가 미국 국내정치에 의해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추후 국제질서를 위해서 미국은 신뢰를 회복하여 전쟁을 대비해야 함을 폴켄라스 박사는 지적했다.
세종연구소의 신범철 안보전략센터장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군도 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쟁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산업혁명 이후 무기발전과 전쟁의 범위확대, 세계대전, 핵무기 등장 등을 경험했다. 현재에도 드론과 AI 등이 등장하면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각국들이 치열하게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전에 접목되는 수준은 각국의 기술수준과 경제력, 그리고 의지 등에 달려 있다. 이러한 격차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경우, 국가 간의 역량차이는 커질 것이다. 둘째로 공급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결국 공급망 협력체계를 더욱 많이 가진 국가가 전쟁지속능력을 가질 것이다. 셋째로 사이버-우주 등 신영역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모습이 확실히 등장했다. 현재 전쟁은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이뤄지는데, 지휘통제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고 특히 우주에서의 전쟁(상대방 위성 제압)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넷째 각국마다 다른 획득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얼마나 이 획득절차를 유연하게 만드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것이다. 즉 획득기간을 단축하고 신무기를 빨리 도입하는 국가가 유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평시 구분이 어려운 상황인데, 인지전 심리전 미디어전 등 보이지 않는 전쟁, 논-키네틱 파워가 동원되는 전쟁이 수행되며, 그 준비를 잘하지 못하면 싸워보지도 못하고 질 것이다.
평화안보연구소의 토쿠치 히데시 소장은 1990년대 중반 정보기반 군사혁신(RMA)이 언급되었던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러한 구상이 매우 적은 가격으로 가능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국가적 역량을 바탕으로 하므로 이제 새로운 형태의 총력전이 펼쳐지게 되었는데, 과거의 치열한 지상전과도 다르지 않다. 특히 평시와 전시를 구분하지 않는 중국의 위협은 이미 현실임을 지적했다. 그는 현대전의 새로운 양상으로 5가지를 지적했는데, 첫째 군사력의 활용이 이전보다 어려워졌고 둘째 국제법문제가 더욱 민감해졌으며, 셋째 국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졌고, 넷째 디지털 의존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인구감소로 병력이 지극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왕쥔셩 교수는 동북아의 전쟁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과 남북한의 관계단절로 인한 한반도의 분쟁 시나리오와 함께, 대만에서의 전쟁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대만 전쟁시에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쉬우므로, 2개의 분쟁은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런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간 소통부터 활발히 해야 하며 가용한 모든 채널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 왕교수의 주장이었다. 인도적 지원으로부터 시작하여 가능한 접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어떤 나라가 하는 것처럼 전쟁을 부추기는 것보다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언제나 2개의 한국이 대화하기를 권장해왔으며, 막후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범철 박사는 중국이 남북의 평화를 얘기하면서 서해 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가 회색지대 분쟁이나 하이브리드 분쟁의 시도로 읽힐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행하는 이중적인 행동은 한중 양국의 관계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하여 왕쥔셩 교수는 한국이 불법이냐 아니냐에 집착하는데, 실제 도움이 되는 것은 법적인 논쟁보다는 대화 자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제정신이 아닌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