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el: 최상의 한-미관계?
Date/Time: 2015년 4월 29일 (수요일) / 13:30-14:45
Session Sketch by: 한규섭, 아산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Moderator: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
Speakers:
벤 잭슨, 미국신안보센터 객원연구원
김성한, 고려대학교 교수
사카타 야스요, 칸다외국어대학교
양 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제 4세션의 주제는 ‘한미 관계에서도 미국은 귀환했는가?’였다. 세션의 논의에 근거해 유추하면 답은 ‘아니다’였다. 한•미•일•중 4개국 패널들은 한미 관계의 성격이 ‘중국의 성장’, ‘한일 관계 악화’ 이전의 그것과 크게 달라졌다고 보는 듯했다.
한국측 패널인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성한 교수(전 외교부 차관)의 발언은 ‘안보 공조는 미국, 경제 공조는 중국’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한미가 과거에는 안보와 경제 두 가지 면에서 다 공조를 했고 이를 중시했는데 지금은 경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나아가 “한•미 안보공조도 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데에 국한돼 있다”며 경제 공조의 가장 중요한 축인 중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듯 안보 공조의 범위를 북한으로 국한시키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미국 신안보센터의 벤 잭슨 객원연구원도 이러한 한국 측의 입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 한미 동맹의 공고성을 강조하는 외교적 수사를 덧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과 관련해 중국 국방대학 교수가 “사드의 한국 배치가 북한이 아닌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며 질문하자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 중국에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도 사드의 한국 배치가 갖는 안보적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압박해도 소용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가 철저히 한국의 국익에 기반한 판단임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의 양시위 연구원은 한국의 입장을 배려한 듯 “중국 정부는 한국에 중국과 미국 중 택일하도록 강요할 의도가 없다”며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그런 결정을 강요하지 않아도 한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칸다외국어대학교의 사카타 야스요 교수는 “한•미•일 공조를 북한 문제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이슈로 확대해 나가기를 일본은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위협에 보조를 맞추자는 것으로 이런 목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는 아시아에서 미•일과 공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북 아시아가 미국의 재부상에 부응하지 않는 상황이며 이런 가운데 ‘안보 공조는 미국, 경제 공조는 중국’이라는 한국의 줄타기가 지속 가능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