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Plenum

주제: 뉴 노멀?
일시: 2016년 4월 26일 (화요일) / 10:30-12:00

작성자: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회자: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
발표자:
한승주,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길버트 로즈만, 더아산포럼 편집장
다나카 아키히코, 도쿄대학교 교수
주 청후, 중국국방대학교 교수
 

2016년 아산플래넘의 첫 번째 플레너리 세션은 ‘뉴 노멀’을 주제로 진행됐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전 외무부 장관), 길버트 로즈만 더아산포럼 편집장(전 프린스턴대 교수), 다나카 아키히코 도쿄대 교수, 주 청후 중국국방대학교 교수(전 인민해방군 장군)가 한·미·일·중을 대표해 패널로 참석했다.

먼저 한 전 장관은 한반도의 뉴 노멀과 관련, 북한의 핵 개발 초기와 현재를 비교하며 달라진 환경과 이에 대한 관련 국가들의 대응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북핵 문제가 등장한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전략적 인내 정책에 따라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었던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4차 핵 실험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장관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 북한 핵에 대한 조치나 제재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으나 최근 들어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이어 길 로즈만 편집장은 한 전 장관이 지적한 대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최근 강해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국과 미국의 대응 방안이 방향과 구상 면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 남중국해 문제, 한-일 간의 협력 문제 등 다양한 지역 현안이 있음에도 관련 국가, 국제사회가 해결방안에 관한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지속된다고 보았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일본의 다나카 아키히코 교수는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뉴 노멀은 기술의 발전 등으로 등장한 21세기적 현상과 20세기 초반의 국제 관계 특징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21세기 들어 UN 새천년개발계획(MDG)을 통해 빈곤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등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차원의 제도(institutions)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현재 북한은 UN의 제재와 권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데, 아키히코 교수에 따르면 이는 과거 제국주의 일본과 나치 독일이 국제사회를 무시했던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또한 그는 남중국해, 동아시아 전반의 상황을 보면 과거의 유산인 지정학이 다시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주 청후 교수는 글로벌 차원에서 나타나는 뉴 노멀의 증상들로 테러리즘, 무정부주의, 강대국의 경쟁, 점증하는 해양 갈등, 저성장, 금융위기, 군비경쟁,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대량살상 무기의 확산 등을 꼽았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되는 이유는 강대국 사이에 제대로 된 협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근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북한 문제, 미국 대선 전망, 국내 정치와 대외정책의 연관성 등에 관한 질문들이 제기되었다. 많은 질문이 주 교수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북한 문제 해결의 핵심은 결국 북한이 원하는 정권 안전을 보장하는 데에 있다고 했다. 나아가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제재보다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6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나카 아키히코 교수는 다가오는 선거의 결과에 관계 없이 아베 정부의 정책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패전 후 일본은 글로벌 제도와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향후 일본의 외교 정책은 이를 강화하는데 이바지 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았다.

길 로즈만 편집장은 관련 국가들이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를 반문하면서, 비전의 공유가 북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렇게 된다면 근대 미국 역사에서 외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승주 전 장관은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는가에 관계 없이 북한 문제를 핵심에 놓는지 여부에 따라 미국 외교 정책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