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an Plenum

주제: 가치 혹은 국익?
일시: 2019년 4월 24일 (수요일) / 10:45-12:15

 

작성자: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회자:
제임스 김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발표자: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후지사키 이치로, 나가소네평화연구소 이사장, 전 주미ㆍUN 일본대사
가오 페이, 중국외교학원 부원장
린다 야콥슨, 차이나매터스 대표
T.J. 펨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정치학 교수

 

세션스케치
대외정책 및 외교에서 가치와 이익의 문제를 다루는 이 세션은 아산정책연구원 제임스 김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발표를 한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에서 가치의 문제가 두드러졌던 시기를 영국의 경우 18-19세기, 미국의 경우는 윌슨 대통령 시기로 규정했다. 이어 중요한 문제는 ‘아이디어와 가치가 외교정책에서 어떤 상황에서 중요해지는가’인데 그 하나로 도구적 관점, 즉 갈등의 상황에서 자신의 편에 유리하도록 사람과 국가를 동원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되기도 한다고 보았다.

T.J. 펨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정치학 교수는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에 기반한 인식 (perception)이 한 국가가 직면한 도전의 성격과 이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 낸다고 보았다. 또한 국내정치가 외교에서 가치와 이익의 문제를 크게 좌우하는데, 냉전기에는 안보 문제로 인해 아이디어와 가치, 그리고 이익이라는 부분이 외교정책에서 상당부분 겹쳤던 시기였다고 했다. 반면 탈냉전기, 특히 그랜드 전략을 가지지 않은 동아시아에서는 국내 이익의 충돌 결과가 외교정책에 자주 반영되었고, 따라서 장기적인 외교정책을 규정하는 가치의 문제가 약해지고 국가들의 외교정책이 자주 바뀌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발표 후 이루어진 토론에서 T.J. 펨펠 교수는 미국이 TPP를 탈퇴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인데, TPP와 같은 제도는 단순히 무역 자유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원국들의 가치를 바꿀 수 있는 정책이라고 했다. 즉, 제도에 내재된 가치가 아니라 단순 이익만을 염두에 두고 가입한 베트남과 같은 국가는 TPP에 내재된 민주주의, 자유무역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는 않는데, TPP라는 제도를 통해 이들 국가가 이런 가치를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후지사키 이치로 나가소네평화연구소 이사장은 일본 외교에서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가치가 장기적인 이익으로도 규정될 수 있다고 보았고 반면 이익은 단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가치를 세워 놓은 상태이고 일본은 이를 지지하고 따라가고 있는데, 미국에 비해 일본의 가치외교는 보다 간접적이라고 했다. 즉, 미국의 경우 가치의 문제를 직접 외교정책에 반영하는 반면 일본은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미국과 경제적, 군사적 경쟁에서 미국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치의 문제에서는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마무리했다.

가오 페이 중국외교학원 부원장은 중국외교에서 가치의 문제에 대해서 논했다. 그는 덩샤오핑 시기 중국 외교는 국가 이익에 기반한 반면, 이후 외교는 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외교에서 가치는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라고 하였으며, 국가마다 서로 다른 가치, 즉 가치의 다양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린다 야콥슨, 차이나매터스 대표는 미중경쟁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지역의 중소국가 입장에서는 가치에 기반한 외교를 펼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전제했다. 나아가 현재 중국의 외교정책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의 시각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중국이 자신의 가치를 다른 주변 국가에 제시하는 방법은 거친 강요가 아니라 타협(negotiated)을 통해 중국의 방식을 들이미는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관찰했다. 나아가 그는 기조연설에 나온 제임스 스타인버그 시라큐스대학교 맥스웰스쿨 학장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지역의 중소국가, 특히 한국, 일본, 호주 등의 국가가 현재 벌어지는 미중간의 부정적인 경쟁을 완화 및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보았고, 동맹관계를 이용해 미국 트럼프 정부를 바꾸고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양쪽으로 대외정책과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고 보며 중소국가의 가치를 놓게 평가했다

 

* 본 회의의 내용은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